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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편의점 앞의 검은 차

효진님 2016.08.06 06:49

무서운이야기로 제목을 뽑기는 했는데 아주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편의점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밤에 열대야로 뒤척이다 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겸 납량특집으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편의점에서 주말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3주 전쯤 토요일 오전에 편의점으로 알바 하러 출근했는데 편의점 후문 쪽에 검은색 차량 1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이곳 편의점은 원래 출입문이 2개인데 카운터 쪽의 정문, 음료수 냉장고 쪽의 후문이 있습니다만 후문은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막아 놓아 폐문인 상태 입니다.


정문과 후문 쪽 앞으로 2차선 도로가 있어 손님들이 잠시 도로에 차를 대고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이 주차 되어 있다고 해서 특이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 검은 차량은 이상하게도 제가 퇴근할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주차 되어 있었습니다. 횡단보도 바로 옆이라 보통 그렇게 차를 대 놓으면 불법주차로 단속될까 손님들이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만 그 차는 차주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리고 위치가 도심지역이 아닌 외곽이라 근처 원룸에 사는 사람이 주말에 과음하고 차를 댈 곳이 없어 거기다 대놓고 집에서 하루종일 자나보다 그렇게 생각 했었습니다. 또 토요일에는 편의점에 물류배송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품검수 및 진열하기도 바빠 그 차량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일요일에 와보니 그 검은색 차량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 때 뭔가 좀 잘못되었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편의점 컵라면 시식대 앞의 유리 넘어로 보니 차량의 썬팅이 아주 새까맣게 되어 있어 안쪽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편의점 점주에게 카카오톡으로 알려줄까 하다가 아무래도 내 근무 시간대에 괜히 말썽이 생겨 휘말리고 싶지 않아 알바 끝나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왠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점 문 열고 나가면 10미터 거리임에도 직접 나가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 후 출근 했더니 그 날은 편의점 점주가 야간 알바 대타를 해서 저랑 맞교대를 했는데 혹시 편의점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 1대 봤었냐고 그 안에서 사람이 죽어 있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검은 색 차량이 수상해 보였다고 하니까 그 차량이 맞다며 저번주 목요일 부터 주차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까 소름 확 돋았습니다. 일주일 전 일요일에 편의점 안에서 유리창 넘어서 혹시 사람이 죽은 건 아닌가 하고 운전석을 유심히 봤었는데 그 때는 대낮인데 차 안이 너무 어두워서 사람의 형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요일에 경찰들이 와서 시신 수습을 했는데 타살이나 자살은 아니고 당뇨병 같은 지병으로 죽은 것 같다고 말해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차량의 유리창이 꽉 닫힌 상태였고 더운 날씨여서 에어컨을 가동했었을텐데 그렇다면 시동이 걸린 상태이었을 것이고 목요일 부터 거의 1주일 가까이 그렇게 방치 되어 있었다니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무튼 살다 보니 이런 일도 겪어 봅니다. 제가 일요일 제 근무 시간대에 확인한답시고 차량 문을 건드렸다가 처참한 모습을 목격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런 사고는 눈으로 목격하는 것 보다 지독한 냄새가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이 더 힘듭니다. 다행히도 악취는 맡지 않았습니다.


사고 사실을 알기 전인 일요일 오전에 음료수 냉장고에 들어가 음료를 진열할 때 누군가 저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혹시 그 귀신은 아니었는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단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퍼온 괴담이나 공포 글이 아닌 제가 직접 겪은 실화입니다.


편의점 에피소드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고 웃픈 이야기? ^^ 20대 초반에 강북삼성병원 지하 영안실 뒤편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했었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편의점 건물 뒤에 지하 영안실이 있어 밤에 빈 박스 모아 두는 건물 뒤쪽으로 가면 곡소리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야간에 너무 피곤해서 카운터에서 선채로 꾸벅 꾸벅 졸다가 인기척이 있어 깨었는데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눈이 시뻘건 채로 카운터 앞에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아주 기겁을 했었는데 영안실에서 온 손님이라며 놀라지 말라고 해서 뻘쭘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도 울어서 그리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눈이 충혈되었던 것이죠 ㅎㅎ


그 일 이후 야간에 병맥주 한 박스를 영안실로 배달이라기 보다는 가져다 달라는 전화 주문이 있었습니다. 원래 편의점에서 배달은 안 해주는데 그 날 따라 점주가 와있던 터라 점주가 대신 카운터 봐 줄테니까 천천히 갔다 오라며 배달 일을 시켰습니다. 


병맥주 한 박스를 들고 겨울 밤 심야에 영안실 근처에 갔는데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안 보였습니다. 어두 침침한 지하 영안실로 내려가서 철문을 노크하듯이 두드렸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너무 무서운 기분이 들었는데 용기를 내서 육중한 철문 손잡이를 돌려 문을 살짝 열어봤더니 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겨울이라 춥고 심야 시간대라 영안실 소음이 새어 나오지 않게 두꺼운 방음문을 닫아 둔 것이었습니다. 


안에서 고스톱 치고 술 마시고 떠드니 작은 노크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 입니다. 맥주 배달 왔다고 하니까 전화로 주문했던 사람이 문상 온 손님들이 많아 바빠서 배달 부탁한 것이라며 저에게 고생했다고 팁으로 5천원을 주더니 떡이랑 부침개 같은 먹을 거리를 챙겨 줬습니다. 사실 속으로 무슨 편의점 알바생한테 배달을 시키고 있어 하고 속으로 욕을 하며 낑낑거리고 갔던 것인데 팁으로 5천원을 받으니까 입이 귀에 걸리도록 기분이 좋았습니다.


떡이랑 부침개 준 것은 점주랑 나눠 먹기 싫어서 ^^ 병원 안에 있는 대기실에 앉아서 혼자 다 먹었습니다. 30분만에 편의점에 돌아갔더니 점주가 왜 이렇게 늦었냐고 하길래 맥주 값을 늦게 줘서 기다리다 그렇게 됐다고 둘러대며 맥주 한 박스 값을 건네주니 고생했다며 간식으로 편의점에서 파는 것 3천원어치 먹고 외상장부에 적어 놓으면 자기가 나중에 결제해준다고 하더니 돌아갔습니다.


날이 덥습니다. 다들 밤잠도 설치고 피곤할텐데 힘내세요 5호 태풍 오마이스가 일본쪽으로 올라오고 있으니 월요일 부터는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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